이 동네에 30년 넘게 사는데 요즘에서야 맛 들인 해발 230m인 야트막한 숲길이 있어요. 이 숲속에 길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는... 완전 재발견입니다. 개미가 길을 그리 내나? 두더지가 길을 저리 내나? 사잇길이 장난 아니게 많아요. 산이 험하지 않으니 누구든 자기가 편한 길을 걷고자 하면 그냥 길이 된 것 같았어요. 평일은 호젓하니 걷기에 아주 그만입니다. 놀멍쉬멍 이 길 저 길 오르내리며 한 2시간 걸어요. 숲의 주종은 아카시아, 참나무, 소나무, 밤나무 등인데 잣나무도 있나봐요. 어느 날은 떨어진 잣송이도 봤거든요. 진작에 알았더라면 아카시아 꽃 향기를 멀미나게 맡았으련만... 떨어져 말라버린 꽃들만 즈려밟으며 내년을 기약해 봅니다. 늘 공원 트랙만 뱅뱅 돌다가 산길을 골라서 걷기에 재미들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