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늦은 봉숭아꽃 손톱물들이기

서희 . 2018. 9. 27. 22:00

 

이른 여름부터 지켜보던 봉숭아꽃 한 그루가 있었다. 

집 앞의 자그마한 건물 입구의 화단에 다른 꽃은 없고 덩그러니 한 그루가 있는데,

아주 소담스럽게 잎을 달고, 꽃을 피웠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지나다니며 탐하고 싶어서 계속 시선이 갔었다.

그러나 누군가가 회사 직원들 오가며 보려고 심었을 텐데...

하는 생각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다른 경로로 꽃을 구해보려고 하여도 여의치 않았다.

그렇게 7월이 가고 , 8월이 가고, 9월이 다 가고 있기에

올해 손톱물들이기는 거의 포기를 했었다.

 

그런데 오늘,

지다가다 무심코 봉숭아꽃을 바라보던 내 눈이 빛이 났다.

봉숭아꽃 꽃대의 뿌리가 뽑혀 꺾여있었다.

이제는 뜯어도 마음이 불편하지 않을 것 같아서 이파리 몇 장을 뜯었다.

흐뭇하게 집에 와서 빻는데 이파리에 수분이 거의 없어 잘 빻아지지 않았다.

아쉽지만 그래도 손톱위에 올려놓고 동여맸다.

낼 아침 빨간 손톱을 기대하며 얌전한 잠을 청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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