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남친이 한번 만났으면 한다고 전해왔다.
서로 나이도 있고 진지하게 만나는 것 같았지만
여러 이유로 내가 먼저 만나자는 말은 나오지 않았다.
아이의 인생을 좌지우지 할 생각은 없지만
내가 살면서 힘들었던 부분을 피하기를 바라면서
배우자 선택에 대하여 수시로 말했는데 들었는지, 말았는지...
집 앞으로 차를 가지고 왔다.
만나자마자 인사를 꾸벅하며 장미 꽃다발을 내밀었다.
햐~!! 이런~!!
조용한 한정식 집을 예약해놓았다.
만날 생각을 하니 어제 밤에 설레더란다.
유쾌한 아이란 생각이 들었다.
꽃다발도 예약해야지, 식당도 검색해야지
나름 분주했을 텐데 설레임으로 표현했다.
나로서도 이런 자리가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몰라
지인에게 도움을 청했었는데,
그냥 열린 마음으로 만나라고 하다고만 어느새 확 열려 있었다.
점심을 먹고 딸아이가 팔 토시가 필요하다고 해서 슈퍼에 들렸다가
복숭아랑 귤이랑 1박스씩 집에 가서 먹으라고 트렁크에 실어줬다.
솔직히 점심을 내가 내야할 것 같은데 못 내서 내 마음 편하자고 그리 했다.
또 그 아인 성격 좋게 넙죽 잘 받았다.
임진각으로 드라이브를 갔다.
요리조리 내가 불편할까 봐 신경 쓰는 모습이 보였다.
앞으로도 쭉 그럴 런지...
어른 어려워할 줄 모르면 땡! 이다.
눈치가 없는 어른이 되어 노량진에 딸이 맡긴 세탁물을 찾으러간다기에 거기도 동행했다.
저녁 사준다고 맛집을 검색하라고 하니 젊은 애들이라 휘리릭 찾았다.
돼지갈비집인데 양념이 짜지도, 달지도 않고 괜찮았다.
그 아인 고기가 젤 좋단다.
나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수육도 혼자 해먹는단다.
고기 굽는 솜씨도 예사롭지 않았다.
난 고기 먹다가 끊기는 것 싫어한다니까 열심히 구웠다.
그 친구 진짜로 고기를 맛있게 먹었다.
처음 만난 자리 맞나싶게 임의롭게 굴었다.
일단 싹싹함은 마음에 들었다.
내가 바란 것 중에 하나가 싹싹한 것이었다.
집에 데려다 주면서 다음엔 영화를 보자고 했다.
그러마! 했는데 주책같이 자꾸 나가도 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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