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퇴임을 하며

서희 . 2017. 2. 16. 16:48





어제 퇴임식을 했다.

조용히 아무 것도 안하고 떠나려고 했는데,

같이 퇴임하는 사람이 하고자 하여 그렇게 되었다.

결과적으론 잘한 것 같다.

그래도 나름 의미가 있고, 추억거리가 될 수 있겠다.


식장에 가기 전 까지는 남의 행사에 가는 것처럼 별 느낌이 없었는데,

퇴임사를 하는데 왜 갑자기 울컥 하냔 말이야?

별꼴? 나도 예상하지 못한 일에 당황했잖아...


아이들에게 엄마로써 잘해주지 못한 일들을 고백하고,

결혼 전에 정성스런 따뜻한 밥 해먹이고, 집에 올 때 반갑게 맞아주고 등...

이런 사소한 소망이 있다고 말한 것 같은데,

대부분의 동료들이 여자들이라 많이 공감을 하였다.


여자가 직장에 나간다는 것...

득과 실이 분명 존재한다고 본다.

직장과 가정을 모두 충족시킬 수 없기에 아이들과 남편은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살아야 했다.

특히 나는 비실거림의 대명사이기에 가족이 희생한 부분이 많았을 게 분명하다.


내가 결혼할 때만해도 여자들은 거의 결혼과 동시에 직장을 그만두는 게 보편적이었다.

조금만 더 더하다가 34년이나 흘렀다.

어느 순간엔 그들이 직장 가진 나를 부러워했고,

난 집에서 살림하는 그들을 부러워하였다.


생각해 보면

지금에서야 가정으로 돌아오는 것이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살림만 했다고 내가 잘했으리란 보장도 없다.

그래도 직장이 내가 가장 돋보일 자리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든다.


그동안 잘했다.  참 수고했다. 

진정으로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사진 딱 1장 남긴다.

찍사가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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