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내 생애에 가장 젖은 날

서희 . 2011. 7. 19. 22:10

 

공연 예매를 한다고 친구한테 문자가 왔다.

 

'화선 김홍도'와 '언제는 사랑하지 않은 적이 있나요? '중

내가 원하는 날짜와 둘 중에 1개를 고르란다.

 

이 친구를 말할 것 같으면 한 15년 만에 연락이 된 고등학교 친구이다.

여차저차 하여 나만 연락이 두절되었는데 그들의 노력으로 지난 달 해후를 했다.

 

 7월 16일도 내가 정했고,

' 언제는 사랑하지 않은 적이 있나요? '도 내가 순식간에 정해버렸다.

 

그러나 7월 16일에 예기치 않던 일이 생겨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시간 맞춰 약속 장소에 나가느라  점심도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신촌에 도착하니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

바라만 봐도 심란한데 시간에 맞추자니 그 빗속을 걸어 공연장을 찾아야만 했고, 

소극장이라 간판도 제대로 없어 찾는데 시간이 쾌 걸렸다. 

에구머니나!  이 나이에 할 짓이 아니구먼...  

 

빗줄기가 세차니 우산 속에서도 비가 내려 머리가 젖고, 옷이 젖고,

청바지는 물을 먹으니 또 얼마나 무겁던지...

도로는 물바다, 물속에서 첨벙거리며 다녀 구두도 다 젖어버렸다.

 

그런 모양새로 공연장에 도착하니 완전 소극장

지하 창고에 사람들이 빡빡한데 나 혼자라면 3시간을 견뎌내지 못했으리라.

옷은 속옷까지 다 젖은 채 다닥다닥 붙어 앉은 불편한 자리에 앉아 있노라니

공연 내용이 제대로 들어오지도 않았다. 

더구나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내용이었던 것.

 

콘서트 뮤지컬로 아이들의 놀이마당쯤으로 이해했다.

젊은이들은 캭! 캭! 거의 열광을 했다.

관객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 함성을 지르고, 흔들고, 뛰고, 노래하고 ...

 

그래도 우리가 끝까지 젊은이들과 함께 한 것은

아마도 출입구에서 젤 먼 거리에 앉았기  때문에

도저히 사람 틈을 헤집고 나올 수 없어서 일지도 모른다.

우리 말고도 중년층이 한 팀 있었는데 어느 사이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들은 출입구에 가깝게 앉았었거든... ^^

 

교훈 하나 얻었다.

무엇을 하던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여야겠다.

선택에 치밀하지 않았고,

장소도 미리 알아보지 않았다.

 

 

 

 

 

 

 

 

 

                                                     보이죠?

                                           모두가  싱싱한 젊은이들

                                   우리도 그속에 장장 3시간 동안 있었다.

 

 

 

                             어쨌든 우리도 저 야광등 사서 흔들었다.

 

 

'아름다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소한 기쁨  (0) 2011.10.08
맹추의 대발견!  (0) 2011.08.03
상큼할 것 같아요(원태연)  (0) 2011.05.25
아카시아 꽃향기   (0) 2011.05.25
여자들...  (0) 2011.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