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레이는

콧바람 봄바람 유혹에

서희 . 2011. 4. 13. 20:18

며칠 전부터 몸 조짐이 좋지 않아 토요일을 눈빠지게 고대했다.

아니나 다를까 금요일 오후부턴 긴장이 풀려 앓아눕기 직전 상태가 되었다.

그대로 누우면 분명 이틀을 꼼짝 없이 앓을 판이었다.

 

토요일 아침 작정을 하고 누운 사람에게 콧바람인지 봄바람을 쏘이자고 살살 꼬드긴다.

아파죽겠는데 어딜 가냐고 꿈쩍도 안하다가 두 번째 꼬드김에 넘어가고 말았다.

 

어쨌든 자기는 갈 것이고 , 

아이들은 자기들 볼 일로 늦게 들어올 것이고 ,

그럼 혼자 남으면 이틀 동안 사람 구경하기 힘들 거라고,

잘 생각해보라고 구슬렸다.

 

상상을 하니 정말 혼자 하루 종일 보내고, 또 하루 더 그리 지낼 것이 분명했다.

무지 심심하고 하릴없을 것이 엄습해 왔었다. 

 

공주를 지나다가 문득 20년 전 한 번 가보았던 ...

이때쯤 벚꽃이 만발하였던 기억이 아련하여 마곡사에 들렀는데

해가 꽃이 늦기는 늦나보다.

꽃이 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대신 연등이 꽃처럼 화사했다.

 

칠갑산 입구

아름다운 길에 선정되었다는 벚꽃 길도 상상으로 그려보는 아쉬움을 남겼다.

예쁘겠다.

산세와 어울려 도로의 곡선에 따라 꽃이 만개하면 아름답겠다.

 

서천은 요즘 주꾸미축제라고 한다.

자연산 주꾸미 맛을 보았으나 깜짝 놀랄만한 맛은 알지 못했다.

내 몸이 좋지 않아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지도 모른다.

상인은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먹는 주꾸미는 거의 수입이란다.

자연산은 산지에서도 부족하다고 하니 난 아마 처음으로 맛보는 지도 모른다.

 

부안 어디메서 숙박을 했다.

예전에는 예약을 하고 다녔으나 작년부터인가 아이들이 동행할 시간이 없어

둘이만 다니니 구태여 예약 없이 달릴 만큼 다니다가 아무 곳에서나 자고 싶으면

그곳에 머물게 되었다.

 

순창 강천산에서도 봄꽃을 별로 보지 못한 것 같다. 

왜 내가 가는 곳마다 내게 '봄이다'라고 말해주지 않는지 안타까웠다.

그토록 기다리던 봄날인데 말이다.

따스한 봄날에

화사한 꽃길에서

진정으로 행복해 하고 싶었다.

 

아~  난 여행 체질인가 보다.

살만 건드려도 아프던 몸은 어느 정도 견딜만 했다.

허구헌날 여행만 떠나도 내 신체는 끄떡없겠다.

 

 

 

 

 

 

 

 

 

마곡사와 연결된 다리 

 극락교라 했다. 

 

 

 

                                                

                                                서천에서 맛본 자연산 주꾸미 볶음

                                                             맛나 보이나요?

                                                   딱 요만큼이 33,000원이라면?

                                                      암튼 맛있게 먹었답니다.

 

 

 

강천산

수량이 많은 산

인공폭포가 마음에 들지 않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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