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시집을 보내도 A/S는 계속 중~

서희 . 2019. 7. 11. 16:29



새벽 6시가 좀 안되었는데 딸한테 카톡이 왔다.

위가 딱딱하고 소화가 영 안 되어 힘들다고...

많이 먹지도 않는 아이인데 늘 스트레스 속에 살아서 그런 지 위, 장 운동이 늘 별로다.

병원에 데리고 가보려고 여러 번 시도했으나 늘 시간이 없단다.

이런 ... 사람이 살고 볼일이지 ...

떻게든 시간을 만들어야 하는데 건강의 소중함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 


오늘도 그 정도로 아프면 병원에 가보라고 할 수 밖에...

또 시간을 못 낸단다.

답답하다.


하는 수없이 내가 아는 병원에 가서 약을 타다가 집까진 너무 멀고

중간쯤 되는 위치인 사위 회사에 갖다 준다고 했다.

아프긴 엄청 아픈가 보다.

엄마 힘들다고 괜찮다고 할 아이인데  싫단 소리 안했다.


밤마다 숙면을 못해 내 컨디션도 꽝이건만

일단 아이 아픈 것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니 몸을 바삐 움직였다. 

어지간하면 사위를 만나니 반찬 좀 해서 보내면 좋은데 몸 상태가 그 정도는 아니었다.

오후에 알바  2시간을 하여야 하기에

그 시간에 맞춰 넉넉하게 병원에 갔지만 점심시간을 잘못 알아 1시간을 넋 놓고 기다렸다.

정말로 조급하고 아까운 시간이었다.


버스로는 정확하게 들어가던지 약간 늦을 것 같아 택시로 10분 전에 갔는데

어제까진 다 용서되던 일들이 갑자기 확 올라왔다.

내가 넘 신경쓰고 다녀서 그런 가 보았다.

인계해야 할 사람은 벌써 가버리고 없었고,  컵 두개는 싱크대에 그대로 있었다.

벌써 보름째 근무인데 내가 10분이나 20분 전에 가는데 언제나 신발 신고 있다가 튀어나가더라는...

내 상식으론 내가 일찍 가더라도 본인 근무 시간이 있는데

그러는 게 좀 이해가 안 갔지만 이해하려고 했다. 인수자가 있으니까...

컵도 그렇지... 그게 얼마나 시간이 걸린다고 본인이 사용한 컵을 계속 담가 놓고 가는지..

오늘은 그냥 두려다 ... 에구 , 이런 걸로 뭘! 하면서 또 헹구어 놓았다.

매사 마음이 편해야 너그러움이 나온다는...


죽 좀 사서 보내려는데 평상시는 흔하게 보이던 죽 집도 근처에는 없어 

인터넷 검색으로 찾았다.

일 끝나고 부리나케 갔는데 폐업을 했단다.

이런 ... 그럼 어디서 사지?

사위 퇴근 시간에 맞추려니 넘 빠듯하여 마음이 급했다.

주변 상인에게 물으니 한 정거장 거리에 있는 건물 2층에 있단다.

부리나케 뛰는데 땀은 줄줄 흐르고 비까지 오더라는...

상인이 위치를 잘못 알려주어 또 죽 집을 찾아 헤맸다는...


전철로 도착은 퇴근 5분 전에 했는데 만나기까지 10분은 더 걸렸다.

전철을 잘 안타다 보니 여러 노선이 환승하는 곳은 좀 헤맨다는...

저녁 먹자는 걸 며칠 있다가 보니(ㅎ~ 사위 생일) 그냥 가라고 돌려보내고

전철에서 내려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데, 주룩주룩은 아닌데 비가 왔다. 

우산을 꺼내려고 보니... 없었다.

에궁...죽 넣었던 종이 백에 넣어서 그냥 보냈던 것이다.

그냥 머리에 손수건 덮고 걸었다.

어차피 몸은 땀으로 범벅인데 뭐~


집에 오니 맥이 딱 풀렸다.

땀에 젖었던 뒷머리는 1시간이 지났어도 아직도 축축했다.

오늘 내 체력에 비해 강행군을 한편이다.

그래도 아이가 낫는다면야~


* 딸에게  '눈물겨움' 이란 내용으로 생색을 엄청 냈다.

ㅎㅎ 난 생색내는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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