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가 2주 전부터 토요일에 날짜를 비워놓으라고 했다.
바쁜 아이가 시간을 쪼개내어 하는 말이란 것을 잘 알기에 접수했다.
처음엔 점심 먹자고 했다가 오전 일정이 또 바쁜 일이 있어서 오후 4시쯤 만났다.
영화 예약을 해놨다고 파주에 가잖다.
집 부근에도 영화관이 숱한데 그 멀리로 가자고 하는 건
나름대로 바람도 쐬고 근사한 저녁식사를 사주고 싶다는 의미였다.
그제서 저녁을 먹자고 하는데 별로 내키지가 않았다.
저녁 먹고 언제 집에 가나 은근히 조바심이 생겼다.
어차피 식사 시간으로는 좀 늦은 감이 있고, 식당에 가도 대접도 못 받을 것 같아
그냥 집에 가던지 집 부근에 가서 간단하게 먹자고 했다.
이상하게도 외출해서 저녁때가 되면(어둑어둑해지면) 빨리 집에 가야할 것만 같다.
심하지는 않은데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 약간 불안하다.
사람들은 저녁에 약속도 서슴지 않고 하는 모양인데 난 좋아하지 않는다.
집을 찾아들어갈 시간에 나온다?
밖에 있다가 조금 늦어지는 것까진 집하고 너무 멀지 않으면 괜찮은데,
일단 집에 들어가서는 다시 나오고 싶지 않다.
개중에는 이런 나를 의아해 한다.
딸 역시 이런 나를 웃긴다고, 촌스럽다고 흉을 봤다.
제 맘도 몰라준다며 흥을 잃고 시무룩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집 부근으로 와서 식당을 찾아봐도 거의 문을 닫았더라는...
10시나 되어서 집에 왔는데... 딸은 뾰로통해 묻는다.
집에 오니까 이제 안심이야?
정신학적으로 뭐가 문제인가는 모르는데,
암튼 어둑어둑해지면 집에 들어가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단 말이지.
특히 멀리 있으면 약간의 불안감이 ...
아니 불안감 정도는 아니고 약간 걱정이...언제 집에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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