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창피 사건

서희 . 2016. 10. 17. 15:24




지난 금요일 퇴근 무렵에 소독기를 돌리려는데

스위치에 불이 들어왔다 나갔다 반복되며 정작 켜지지를 안했다.

누가 봐도 스위치 불량으로 보였다.

지난번에도 여러 번 그래서 잘 달래가며 여태껏 사용했었다.

 

뒤가 막혀 있어서 소독기 뒤의 접촉부위 확인이 잘 안되는 관계로 몇 번 만져보다가

바닥이 약간 기울어져 있기에 편평하지 않아서 그런 가하여

종이를 넣어 고이기도 하고, 힘들게 들었다 놓기도 하였다.

에구구, 그런 뒤로는 전혀 작동이 안 되었다.

 

고장인가?

10년 넘게 썼으니 돌아가실 때도 되긴 했지만 당장 작동이 안 되니 심란하였다.

 

월요일 아침 출근하니 그 녀석부터 신경이 쓰였다.

일단 회사에 전화 걸어 A/S를 확인하기로 하고 전화번호를 찾아놓고는

잠시 생각을 했다.

10년 넘은 것을 A/S를 해줄 리가 없을 것 같고,

수리를 하게 되면 배보다 배꼽이 크지 않을까?

그럴 바엔 새로 살까?

 

그러다가 직장 기사님께 일단 점검이나 받아보자 라는 생각으로

오시라고 했다.

 

전에도 여러 번 그랬는데 접촉이 안 되는 것 같다고 하니 그냥 새로 사란다.

실은 요 물건을 꺼내려면 장난이 아니긴 하다.

장을 6개나 들어내야 콘서트를 뽑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일단 한번 보시라니까

본체에서 나가는 부분이 문제라고 생각했었는데,

콘서트 부분의 코드를 만지니까 전원이 연결되었다.

이런?

순간 민망하여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다.

불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다가 나중에 전원이 완전히 나가버린 것은

내가 올렸다 내렸다 자리를 옮겨서 코드가 잡아 당겨져 살짝 빠진 결과였다.

 

난 체면이 완전 구겨졌다.

기사님은 아마 속으로 ‘쯧쯧’을 몇 번이나 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당해도 싸다.

전지제품 사용 기본이 안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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