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레이는

뉴질랜드, 호주 여행이야기(첫째,둘째날)

서희 . 2012. 1. 3. 16:37

 

몸과 마음이 힘들었던 한해를 보내며 나에게 보상이 필요했다.

한동안 가지 않던 해외여행을 떠나기로 했는데,

그분은 하필 그때에 유명을 달리하여 하마터면 떠나지 못할 뻔 했다.

 

새해를 맞은 첫날부터 여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2월 22일에 떠나 뉴질랜드, 호주여행을 마치고 12월 31일 밤에 도착하였다.

그래도 새해는 집에서 맞았지만 하루 종일 잠자느라고 일어나지도 못했으니 커다란 의미도 없을 듯하다.

효도 여행으로 먼 거리 여행은 부모님 얼른 돌아가시라는 의미라고, 너무 힘들어 여행 다녀온 후 시름시름 앓다가 돌아가신다는...

가이드가 반 농담으로 하던데 그럴듯한 얘기인 것 같다.

그만큼 고된 여정이 된다는 얘기이다.

 

내 머리가 복잡해 일부러 자연관광 위주인 뉴질랜드, 호주 여행을 선택을 했다.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이므로 미리 자료를 찾아보고 하는 과정을 생략하고 싶어서이다.

가이드 설명도 기록하는 작업을 생략했더니 머릿속에 남아 있는 것이 별로 없다.

10일간의 여정을 남기기는 해야 할 텐데  큰일이다.

미루면 미룰수록 더 백지화 될게 뻔 하니 이제부터 기억을 더듬어 보기로 한다.

 

 

< 뉴질랜드 /북섬여행 첫째,둘째날(12.22~23) : 오크랜드-와이모토 반딧불이 동굴- 로토루아 >

 

아무런 설렘이 없던 여행은 처음이다.

떠나는 순간까지 정신없이 바빠 콩 뛰 듯 팥 뛰 듯 하다가 비행기에 타서야 여행이 시작되었다는 것이 실감되었다.

 

뉴질랜드는 우리나라 보다 3시간 빠르지만 서머타임으로 4시간 차이를 극복해야 했다.

오후 5시 30분에 출발한 비행기는 저녁 먹는 시간에 저녁을 먹이더니, 새벽 1시 반에 아침을 주었다.

상식적으로는 음식이 들어가지 않을 것 같지만 이성적으로 생각을 하니 먹어야  다음날 움직일 수 있었다. 

 

11시간 만에 뉴질랜드 시간  아침 8시 30분에  뉴질랜드 북섬에 있는 오크랜드 공항에 도착하여 10일간의 강행군은 시작되었다.

약 200km 떨어진 세계8대 불가사의 하나인 와이모토 반딧불이 동굴을 향하여 가는 길은 넓은 초원이 끝없이 펼쳐졌다.

인구보다 몇 배가 많다는 소, 양떼들이 장관을 이루었다.

이 나라는 소나 양 1마리당 목초지 1000평을 확보하여야만 허가가 난다고 하니 우리나라 우리에 갇힌 소들이 자꾸만 떠올랐다.

 

와이모토 동굴은 석회동굴로 규모는 자그마한데 동굴에 반딧불이가 서식한다는 신비로움이 있어 세계인들이 모여드는 북섬 최고의 관광지다. 

동굴 안에서는 반딧불이를 보호하기 위하여 사진도 찍어서는 안 되고, 소리를 내서도 안 된다.

사람들이 많이 찾다보니 개체수가 많이 줄어들었단다.

반딧불이 탐사는 보트를 타고 한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똑! 똑! 천장에 맺힌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만 들릴 뿐

숨소리도 죽여 고요가 흐른다.

최대한 천천히 어둠을 가르고 보트를 움직이면  동굴 천장에  수천, 수 만개의 반딧불이 향연이 펼쳐진다. 

이런 고요 속에 오래 머물 수 있다면 내가 완전 정화되리라.

 

금 더 달려 원시림속의 송어양식장에서 정말로 맑은 물을 보았다.

샘물이 퐁퐁 솟아올라  흐르는 물로 양식을 하는데 오리며 장어도 친구가 되어 놀았다.

말이 양식장이지 이건 완전 자연 상태로 키우고 있었다.

물속에서 유유히 노니는 굵직한 장어를 보며 한 마리 구어 먹는 상상을 하며 입맛을 다셔보기도 했다.

 

다음은 로토루아에 도착하여 뉴질랜드 최고의 온천으로 유명한 폴리네시안 온천욕장에 갔다.

빙하에서  흐르는 로토루아 호수를 바라보며 야외에서 하는 온천욕은 색다른 기분이고, 하루의 피로를 조금이나마 풀어주었다.

스파를 하던 중 교민 아주머니를 만났는데,  너무 심심해서 고국으로 다시 갈까도 생각 중이라고 하였다.

우리네처럼 정신없이 살아온 사람들은 이 나라의 느림의 여유 속에 적응이 안 되어 하릴없이 무료하다는 느낌이 들 것도 같기는 하다.

 

뉴질랜드는 복지가 너무 잘 되어 있고,  65세가 넘으면 200만 원 정도의  연금이 나와 여생을 즐기면서 살 수 있고 , 

아이들에게 재산은 절대로 물려주지 않으며 18세만 되면 철저하게 독립하게 되어 있단다.

우리나라와 비교를 하니 씁쓸하였다.

 

숙소 부근은 온통 유황냄새가 진동을 하고 여기저기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창문 밖 간헐천에서 하안 김을 계속 품어내고 팥죽처럼 끓는 소리가 뽀글거렸는데,  이런 생소한 분위기에 오늘 밤 무사할 지 좀 으스스 했다.

어제부터 시달린 몸을 운명에 맡기고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예쁜 구름을 타고 나르다.

 

 

 과일가게 앞 풍경... 내가 제대로 선전해줬네!

 

 

와이모토 동굴 입구... 사진을 찍지를 못하게 하여  인증샷이 없어 허전

 

 

뉴질랜드 도로를 달리다  보면  계속되는 드넓은 초원위에 풀을 뜯는 소떼, 양떼  모습들

가축으로는 최상의 삶인듯 싶다.

 

 

초원에 울타리를 만들어 다 뜯어 먹고나면 다시 다음 울타리로 이동,  돌아가면서 뜯어먹는 사이 다시 풀은 자라고... 완전 무공해 풀 ... 적어도 6개월은 지나야 원래 위치로 돌아오게 된단다.

 

 

파라다이스밸리 송어양식장

송어랑 오리랑 친구되어 살고 있다.

 

 

 

이 깨끗한 물들은 땅에서 솟아오른 샘물이다.

마시면 건강에 좋다고 하여 우리도 한모금씩 마셨다.

 

 

양식장이라니? 자연산과 뭐가 다른가?

 

 

아주 커다랗고 시커면 장어

 

 

폴리네시안 스파

 

 

로토루아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차지만 온천물에  몸을 담그면 따뜻하여 행복지수 업! 

 

 

 

로토루아는 유황온천지대

주변 어디서나 하얀 김이 모락모락 나왔다. 

 

 

 팥죽 끓듯이 계속 폭폭 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