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키워놓으니 좋네요. ^^

서희 . 2014. 12. 6. 21:35

 

 

지난 금요일에 지나다가 생각 없이 백화점에 들렀는데

공교롭게 끝나는 시간이라 눈에 들어오는 옷이 있었는데도 사질 못했다.

밤새 눈에 삼삼하게 떠올라 아침에 문 열자마자 가리라 생각했었다.

 

오랜 만에 온전한 휴식을 할 수 있는 날인데도

딸은 기꺼이 같이 가주겠다고 했다.

밤새 눈에 밟히던 그 옷을 사고 난 후

쇼핑을 하던 중 눈에 확 들어오는 롱 자켓이 있었다.

 

예쁘다는 표현을 좀 과하게 했는지 딸이 예쁘면 입어보라고 했다.

오매나~ 오매나~!!

딱 내 스타일의 옷이었다.

거기다 상술이 좀 들어간 판매원의 환호성도 같이 보태어졌다.

 

딸이 "맘에 들면 내가 사줄게! " 했다.

귀가 좀 의심스러웠지만  "정말?" 이란 말로 확답을 받았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이 기특하고 고마웠다.

여태껏 입혀주고 먹여주고 키웠는데 당당하게 받아도 되겠건만

자식의 마음 씀이 이렇게 고맙다니...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으신 건 우리 엄마, 아버지도 그러셨다.

그래, 내리사랑이여~

 

아이 수준에는 가격이 좀 되어 미안하기는 하였지만

엄마, 아버지가 그러시는 게 영 싫어서

고마우면서도 당당하게  받는 액션을 취했다.

 

다음날 날씨가 춥다고 하여 입기에 딱 이려니 했는데

며칠을 입지 못하게 된 사연이 생겼다.

인터넷에서 우연히 검색된 옷이

백화점에서 산 옷과 너무나 똑 같은데 가격이 반도 안 되었다.

 

같은 공장에서 만들어 낸 물건을 라벨을 다르게 달아 백화점 납품도 하고 ,

시장으로도 나간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데

딱 그런 경우일 거라고 생각했다.

 

엄마가 현명한 소비를 할 줄 몰라 

아이에게 많은 지출을 시켰다고 생각하니 속상했다.

딸은 처음에는 인터넷에서 보지 못한 것으로 생각하고 편하게 입으라고 하더니 

아까워서 끌탕을 하는 것을 보고는

일단 인터넷 물건을 구입하여 보고 정말로 같으면 백화점 물건을 환불받고,

차이가 나면 인터넷 구입품을 택배비 부담하여 보내면 되지 않겠냐고 했다.

 

인터넷에서 구입한 옷이 왔는데 정말 디자인은 똑같았다.

그런데 언뜻 보면 같은데 아주 미세한 차이가 있었다.

그 미세한 차이로 배 이상의 값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백화점에서 산 물건을 고수하기로 했다.

 

결국 처음부터 그냥 입어도 될 것을 요란을 떤 꼴이다.

그래도 눈으로 확인을 하고 나니 궁금증이 풀려 속이 시끄럽지 않았다.

다음날로 신나게 입고 다닌다.

포근한 게 얼마나 가벼운지 ...

딸!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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