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우리 부모님은 그런 분이시다

서희 . 2011. 1. 30. 15:51

아버지 생신은 섣달 그믐날

다음날이 설날인 관계로 분주해 해마다 생신을 제대로 맞은 적이 없다.

그 이유는 완전 아버지의 배려로 생략되었고 설날에 한번만 인사를 드렸다.

 

엄마가 6개월 정도 연상

그래서 지난여름 엄마의 팔순 때 간단한 가족행사가 있었을 때

암암리에 아버지 팔순과 같이 치른다는 의미가 담겼었다.   

 

몸도 마음도 자꾸만 흐트러지는 부모님

우리 곁에 얼마나 더 계실지 정말로 모를 일이다.

지난 가을은 잠깐 정신을 잃은 적도 있지 않은 가...

 

다른 해도 아니고  이번은 팔순이 아니던가?

추억 하나 더 가지시라고 우리의 여행에 모시기로 하였는데

다른 때 같으면 싫다고 하실 게 분명한데 "그러마!" 하신다.

 

용평에 있는 콘도에서 하루 밤 묵으며 생신 상을 차려드리고

동해안을 한 바퀴 돌아 볼 예정으로 떠난 길이다.

 

바리바리 준비해 온 재료로 정성을 다해 저녁을 지어드렸다.

진작 이런 기회를 자주 갖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개성이 너무 강하신 분들이다 보니 여의치 않았다. 

 

저녁을 먹고 윷놀이를 했는데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보였다.

초저녁잠이 있으신 분들이고,

차를 타고 먼 거리를 와서 많이 피곤하실 텐데도 동참하셨고,

우리는 우리대로 좀 놀아드리려는 마음이 컸다.

 

아침은 생신날 아침상을 차려드리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여러 가지 하다 보니 시간이 자꾸만 늦어지는 데도

천천히 해라 하시니 너그러움에 감동이다.

'에효~  좀 진작부터 그러시지요~' 

식사시간 제대로 못 맞추면 큰 일 나는 줄 아시더니만...

 

동해안 돌고 회 좀 사드리려고 했는데

갑자기 아버지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어쩌면 처음부터 무리한 여행일 지도 모른다.

지팡이에 의지하여 걷는 부자유스러움, 손 떨림, 잘 조절 안 되는 소변,

시간 맞춰 먹어야 하는 약들...

 

용돈을 좀 드렸더니 저녁을 사신다고 하셨다.

우리가 산다고 몇 번 거절하다가 그렇게 하시라고 져드렸다.

아직 나 살아있다는 표시 인 것을 ... 받기만 하는 불편감... 아버지의 자존심!

 

좀 먼듯하여 부모님이 많이 고단한 길이어서 결과적으로 잘 한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내 마음은 좀 위안이 된다.

 

보너스를 하나 받았다.

"지금 보았으니 설날에는 오지 말고 푹 쉬도록 해라."

늘 자식 편에 서시니... 

우리 아버지, 엄마는 늘 그런 분이시다.

 

 

 

 

 

 

 

                                돌아오며 들린 눈 내린 방아다리 약수터!

                            오대산국립공원 내 1,120m 산중턱에 위치해요!

 

 

 

                            약수터 주변이 꽁꽁 얼었다. 완전 빙판!

                           물 한 모금 마시려다 넘어지면 큰일나요!

 

 

 

 

     탄산,철, 이온등 다량의 성분이 들어있어 위장질환과 피부질환에 효과만점이래요.

         철분 맛이 강하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고, 탄산이 많아 청량감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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